[아시아타임즈] [이푸름 칼럼] 흥행공식 잃은 영화시장, 그래서 더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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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푸름 한림대학교 미디어스쿨 강사 |
코로나19 이전엔 ‘영화 흥행공식’ 같은 게 어느 정도 있었다. 개봉 스크린 수를 높이고 마케팅을 통해 일반 관객의 관심을 키우는 방식이 최선이었고, 그렇게 초기 1~2주에 압도적인 흥행성과를 기록했다. 이를 블록버스터 전략이라고 말한다. 이에 따라 유명 배우·대중적 소재·기대하는 결과에 충실한 작품들이 많았고 산업적 관점에서 어느 정도 분석이 가능했다.
하지만 코로나19를 겪으며 이에 대한 학술적인 분석이나 관련 논의 자체가 어렵다. 흔히 ‘대작’이라 말하는 영화가 줄어들었다. 넷플릭스를 비롯한 OTT 시청이 기본처럼 됐다. 특히 ‘값’에 대한 비판까지 이어지며 극장의 영향력이 예전과 다르기 때문에 분석 자체가 힘들다. ‘아주 큰 성과를 낼 수도 있다’는 ‘기대’에 투자하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특성을 볼 때 현재의 상황은 그저 암울하다.
기존에 학술 영역에서는 매년 개봉하는 작품을 두고 제작, 배급, 평가 등의 세 단계로 구분해 관련 데이터를 수집해 인과 관계를 파악했다. 연구자에 따라 요인 및 정도는 다르지만 1. 제작비, 장르, 등급, 리메이크 등의 제작 단계, 2. 메이저 배급사, 개봉 스크린 규모, 개봉 시점 등의 배급 단계, 3. 전문가 및 일반 관객 평점 및 평가 참여 빈도 등을 두고 확인했다.
그러나 최근의 흥행 논문들을 살펴보면 2019년까지의 데이터를 중심으로 하거나 더욱 제한적인 조건을 설정해 살펴보는 경우가 많다. 필자 또한 2021년도까지는 활발하게 데이터를 확인하고 논문을 발표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새로운 흥행공식’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고 말하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유효한 확실한 흥행요인 하나는 존재한다. 바로 일반 관객의 평가 참여 빈도이다. 수많은 논문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것은 ‘얼마나 많은 관객이 평점을 남겼는가’다. 작품만큼 마케팅도 활발한 이유이기도 하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 중 하나는 평가 점수보다 평가에 참여한 사람의 숫자가 더 중요하다는 것. 과거에는 전문가의 평가가 중요했지만 인터넷 발전 이후엔 나와 같은 다른 사람들의 평점이 중요했고, 이제는 실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고 있는지가 중요해졌다.
산업에 있어 ‘분석’이라는 ‘예측 가능성’은 가장 먼저 고려할 요소 중 하나이다. 그래서 여러 나라에서 다양한 흥행성과 결정모델을 만들어 분석해왔다. 하지만 이제는 극장 외에도 많은 것을 고려해야 하니 분석이 되지 않고, 그러니 예측이 어려워 투자 또한 힘들다. 과거처럼 한 편의 영화에 많은 비용을 들이기 힘들지만 관객은 OTT와 비교하기 때문에 경쟁할 수 있는 더 나은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그게 제일 어렵다. 아니면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화제작’을 만들어야 하는데 많은 비용을 투자해야 하니 힘들다.
결국 이런 악순환이 이어지면 시장이 축소되고 산업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최소한의 다양성도 보장하기 어려울 것이다. 최근의 성공한 일부 작품을 볼 때 반가우면서도 한편으로는 걱정이 된다. 더 전형적이면서도 안전하다고 믿는 그런 작품만 주목하지 않기를, 우려가 현실이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